# 플라스틱의 단조 조각과 멜팅 기법
# 인공과 자연
# 예술적 소생 

"끊임없이 가동되는 도시에서 생성되는 흔한 것 들, 소모되고 버려지는 것들로부터 친근감과 불편함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이를 주목합니다. 일상적이고 무감각했던 물질을 생명체 또는 더 나아가 사랑스러운 존재로 소생되기를 꿈꾸기도 하고, 일회적으로 사용된 후 버려진 것에 예술적 영속성을 부여하고자 합니다"

저는 플라스틱과 비닐수지 재료로 단조 조각과 부조작업 등 입체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의 시작은 저만의 재료를 찾고자 하는 조형적 실험에서 출발하였는데 플라스틱과 비닐이란 물질이 주는 흔하고 친근한 정서, 또는 불편하고 다소 무거울 수 있는 환경적 주제를 저만의 예술적 도구와 조형적 재료로 사용하며 컬러풀하고 즐겁게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단조(Forging)기법은 금속재료를 가열하여 두드리고 구부려 곡률을 만들고 이를 이어붙여 입체형상을 만드는 방식을 말하는데, 
저는 이 기법을 플라스틱이란 물질에 접목시켜 조각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멜팅기법을 통해 플라스틱 부조를 만들기도 합니다.

조각 작업 '흔하고 친근한'은 '인공적인 자연물'을 만들어 보고자 시작한 작업인데, 플라스틱이란 물질로 여러 견(犬)종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과 견종은 둘 다 현대사회에서 볼 수 있는 흔하고 친근한 것인데요. 견종은 약 400가지 이상이 존재하는데, 이는 생물학적 종의 의미보단 인위적으로 계량된 품(品)종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가장 많은 개량이 이루어진 동물이기도 하죠. 공장형 생산이 이뤄지기도 하고, 버려지기도 하는 모습 또한 플라스틱과 닮았습니다. 입상의 형태로 통일된 플라스틱 견종은 현대사회에서 변질된 자연물의 불편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재료로 사용 되는 진공성형된 플라스틱 용기(Ready made)는 영구적 보존이 가능한 기능적 장점이 있고, 획일화, 1회적 소모성 등 현대인과의 닮은 점은 많은 재미있는 재료입니다. 현대사회가 직면한 환경이슈를 예술적 방법으로 탐구하며 재료의 선택에 있어서도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였습니다. 플라스틱이란 일견 평범한 물질은 짧게 쓰이고 버려지는데, 이는 다양한 이야기를(자본주의,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 현대사회와 환경이슈 등) 파생 시키기도 합니다.

작업방식은 공장에서 탄소강 또는 라벨수정으로 인해 사용되지도 못하고 폐기된 진공 성형된 플라스틱 용기를 수집하고, 이를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해체시킨 후 철골조의 곡률에 따라 퍼즐조각을 맞추듯 입체의 형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항상 전체 퍼즐이 맞춰지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을 갖고 시작하게 되는 우연성이 높은 작업입니다. 작품을 원경에서 바라보면 외곽 곡선으로 양감이 충실한 구상조각이지만, 근경에서 바라보면 본래의 기능이 제거된 비정형의 플라스틱조각을 바로 맞닥뜨리게 되는데 서로 엉겨 붙고 집적된 조각들은 회화적인 선과 면으로 재생됩니다.

부조 작업 '복족류 플라스틱'은 저층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용융시키는 과정에서 잠시 액화되어 흘러내리는 플라스틱을 보고 마치 움직이는 연체동물의 형태감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여러장 찍어내어 연체류의 하위강목인 복족류(배로 기어다니는)로 표현하여 공간의 벽, 천장, 바닥에 군집된 형태로 설치하고 있습니다. 크기를 점점 대형화하며 복족류를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키네틱 작업 '낯선 인사'는 주요소나 거리에서 광고 목적으로 볼 수있는 에어간판을 보고 착안하여 만들어본 에어 조형물 입니다. 온오프 버튼을 누르면 에어모터가 작동되며 거대한 비닐장갑이 안녕하고 인사하듯 분리수거통에서 튀어나오게 되고, 그안에는 재활용되지 못하는 7번 분류코드의 비닐들이 꽃가루처럼 또는 활화산처럼 화려하게 날리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완성된 작품과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볼 수있는 재료는 형태만 달라졌을 뿐, 같은 물질에 불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회적으로 사용 되고 버려지느냐, 영구적으로 보존될 것이냐 의 문제는 달라지게 되는데 그 지점에서 여러 의미를 찾으며 반 예술의 미확화를 시도하고자 합니다.